Pubg Wol Dang, South Korea, June 2021

오늘의 노동요. 토마스 코티크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토마스 코티크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바이올린 연주자이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음악교수. 코티크는 이 작품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2020년 초에 이 음반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아쉽게도 그리 큰 주목을 못받고 있는 듯한데, 최근 몇 해 동안 발표되었던 동 레퍼토리 음반들 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음반이 아닌가 싶다. 연주자가 바흐의 이 기념비적인 작품을 읽어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의 길이 있을 것이다. 낭만주의적인 입장에서 연주자의 주관적 감정을 이입시키거나, 바흐의 종교관을 염두에 둔 해석이거나...코티크가 이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은 연주자의 선입관이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한채 바흐가 남겨놓은 이 텍스트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 음반을 처음 들었을 때의 첫 느낌은 소리의 청량감이다. 군더더기 없는 맑은 소리의 투명함은 마치 그레고리 풀커슨(모던 바이올린 연주로 녹음된 동곡 녹음 음반중 최고라고 생각하는)의 것을 본능적으로 떠오르게 하는데, 비브라토 없이 프레이징의 변화만으로 뚝심있게 끌고가면서 이 작품이 갖는 구조와 형식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는 점에서...그리고 비교적 빠른 템포를 가져가며 꾸밈음을 생략하고, 각 음절의 적확한 인토네이션을 통해 이 작품이 가진 수사적 표현들을 잘 살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좀 더 디테일하게 풀커슨의 녹음과의 차이점을 비교해보자면, 보다 섬세하고 다양한 음색의 표현들이 아닐까 싶은데, 코티크는 감정의 고양을 위해 다이내믹을 강조하는 대신 음색의 다양함과 표현력들을 통해 이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렇다고 결코 딱딱하지 않고 날렵하면서도 유려한 활의 움직임은 이 작품에 담겨있는 선율의 아름다움을 우아하게 뽑아낸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선율속에 이 작품이 갖고있는 다성음악으로서의 매력 또한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이런 해석과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해서 코티크는 많은 고민을 했던 모양이고, 그런 고민끝에 내린 코티크의 선택은 바로크 활이었다. 그러니까 모던 바이올린에 바로크 활을 사용한 절충주의 연주라고 할 수 있다. 코티크는 어느 매체에선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처음엔 셰링이나 그뤼미오, 하이페츠, 시게티 같은 전통적인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고 자랐지만, 다 성장한 후 어느 순간에 로버트 힐이나 잔 라몬 같은 시대악기 연주자들의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한 바 있다. 그 이후 상황에 따라 바로크 활과 모던 활을 바꾸어 가며 사용한다고.... 우야둥둥....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음반에 관한한 나의 초이스는 이제 이러하다. 모던 악기-그레고리 풀커슨 시대 악기- 스테파노 몬타나리 절충 주의- 토마스 코티크 한요한